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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2023. 07. 16

by WonTTi 2023.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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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가성비중식, 평일저녁산책, 화이트와인페어링, 홈베이킹, 젤다의전설」

여름, 덥고 습하지만 아내와 함께하는 일상은 무탈하고 행복하다.

평일 저녁 퇴근길.
휴무였던 아내에게서

"짜장면, 탕수육 드실?"

내 대답은
"ㅇㅋ ㄱㄱ"

이제는 찾기 힘든 가성비 중국집.
유튜브에도 여러 번 소개될 만큼
극강의 가성비가 있는 곳이
집 근처에 있는데,
아내는 그곳이 궁금했던 모양이다.

사실 그 가게는 내가 고등학교 때부터
저렴한 가격으로 유명했는데,

당시에는 짜장면 한 그릇은 3~4천 원만 있어도
먹을 수 있는 접근성이 아주 좋은
음식 중에 하나였을 뿐이라
크게 인상적이진 않았다.

하지만 2023년,
이젠 더 이상 짜장면도 저렴하게 먹기 어려워졌다.
그런데 이곳은 탕수육을 시키면 짜장면을 서비스로 줘버리는 그런 곳.

물론, 평범한 중국집과는 다른 양과,
음식 가격을 낮추기 위한
사장님의 고민을 감안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이곳은 맛과 가격면에서
착한 음식점이 맞다.

심지어, 한 자리에서 1년 버티기도 쉽지 않은 요즘
15년 넘게 한 자리에서 같은 방향으로
음식점을 운영하시는 사장님
정말 리스펙트다.

고기 짬뽕이라고해서 다진 고기가 들어갔겠지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탕수육 고기를 그대로 얹어 주실 줄이야. 조리 과정을 최대한 합쳐서 주방 동선과 인건비를 줄이려는 사장님의 고민이 엿보였다. 맛은 짬뽕 압승. 짜장면은 맛있다고 하기엔 좀 부족하다.
늘 지나다니는 곳에서 가보지 못한 공원을 발견하다.

고등학교 통학부터 지금의 출퇴근까지
거의 20년 가까이 지나다니는 길이 있다.

너무 오래 다녀서 일지
나도 모르게 그 길 주변을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아내와 저녁을 먹고 집으로 걸어오는 길에
아내가 이야기했다.
"오늘은 저쪽으로 걸어볼까?"

나는 순간 생각했다.
'어? 나 저기 안 가봤네!?'

작은 공원인 줄만 알았던 곳에는 정말 재대로인 축구장부터 교통공원이라는 특이한 컨셉의 산책로까지 있었다.
덥고 습한 여름 저녁. 우리 부부는 만 보 넘게 걸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익숙한 공간에서도
내가 모르는 곳이 있다는 점에서
재미있는 저녁 산책이었다.

여름 저녁엔 상큼한 화이트 와인

집에서 저녁을 해 먹기 시작하면서
저녁 식사 때 한 잔 한 잔
술을 곁들이는 일이 늘어났다.

요즘 같이 덥고 습한 날에는
청량감 있고 상큼한 화이트 와인이
어떨까 생각했다.

식사와 페어링 할 거라, 달지 않고 드라이한 와인을 골랐다. 때마침 할인도 되고 기분이 좋다. 냉장고에 넣어서 칠링한 이후에 마시자.
화이트 와인에 꼭 생선 요리를 먹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공식이란게 괜히 나온건 아니라는 생각을 하며, 연어를 구웠다. 베이스로 둔건 양파를 넣은 바질크림소스.
주말에 출근하는 아내의 점심을 만들었다.

며칠 전 아내가
점심으로 먹은 샌드위치 이야기를 했다.

아내는
"말랑한 베이글 사이에
양상추랑 얇은 햄? 이 들어가 있는데
너무 맛있었어!"

그래서 나는
"혹시 잠봉뵈르 샌드위치를 먹은 걸까?"

"(영수증을 뒤적뒤적) 어! 맞다!"

주말에 출근하는 아내를 위해
샌드위치를 만들어봤다.

기왕 만드는 김에 아내와 함께 일하는 직원들 것도 만들어본다.
단백한 맛을 선호하는 아내의 취향을 고려해, 리코타 치즈 체다 치즈로만 짠맛을 내고, 다른 소스는 가미하지 않았다.

아내가 출근한 이후에
나도 하나 만들어 먹었다.
나는 톡 찌르는 맛 하나 추가하고 싶어서
스리라차를 이용한 소스를 추가했다.

주말 오후, 운전할 일이 없어
맥주도 곁들였는데
행복하다.

행복이 별 거일까. 맛있는 거 먹고 푹 쉬면 그게 행복이다.
나는 베이킹 천재 옆에 산다.

취미 부자인 내 동생은
베이킹에 아주 심취해 있는데
이젠 아마추어 수준을 아득히 넘어
저 멀리 우주로 가버렸다.

그 덕에 나는 매주 미술랭 ★★★가 아까지 않은
피자를 얻어먹고 있다.
생각만 해도 군침이 고인다.

맥아를 넣어 숙성시킨 반죽. 오븐에 구워내면 특유의 갈색 빛깔과 풍미가 아주 훌륭하다.
토핑을 아끼지 않은, 재료비 따위 생각하지 않은 동생의 피자. 너무 맛있다.
피자 반죽으로 만든 것을 포카치아 빵처럼 그릇에 펼쳐 구웠다. 빵은 쫄깃하고 풍미가 좋았다. 나는 집으로 조금 가져와 샌드위치로 활용해 봤는데, 기본이 훌륭하니 어디에 활용해도 다 맛있다.
아내가 처가에 갔다.

평일 이틀 휴무가 생긴 아내는
처제의 첫 아이 100일을 축하해 주러
처가로 내려갔다.

아내가 없는 만 이틀,
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아내가 없으면 요리는 하지 않는다. 저녁은 회사 구내 식당에서 해결.
최근 하기 시작한 젤다의 전설 (왕국의 눈물). 초반이라 그런지 능력치나 아이템이 너무 허접하다.
여름엔 콩국수

결혼 전, 어머니는 여름이면
콩 몇 가지를 찌고, 갈아서 고소한 콩물을
만들어 주셨었다.

퇴근길에 전화를 드리니
콩물 만들어 놨으니 가져가라 하신다.
고소한 맛이 생각나 어깨가 들썩인다.

어머니가 주신 콩물은
밤에 출출하면 꿀을 타서 한 잔,
저녁 때는 소면을 삶아
콩국수로 맛있게 먹는 중이다
.

진심, 너무 맛있다.

어머니가 주신 반찬들과 콩물로 오늘 저녁도 행복하고 맛있게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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