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부채살, 부채살스테이크」
스테이크 굽기, 왜 매번 다른 결과가 나올까?
음식을 취미로 하게 되면서
그날의 메뉴를 준비할 때
'~느낌으로 만들고 싶다'처럼
만들 음식에 대해 의도한 바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름의 계산을 하고,
동선을 대충이라도 생각하고
음식을 시작하는데
내 의도와 맞는 특성의
맛있는 결과물이 나올 때 아주 통쾌하다.
그런데 내게 '아직 해결하지 못한 숙제'가
소고기 스테이크이다.
얇은 고기야 팬에서 살짝만 익혀도
겉과 속이 잘 익고
안팎에 차이가 크지 않아
'고기를 굽는다'는 것에 큰 어려움이 없다.
그러나 두께가 3 ~ 5cm 정도 되는 고기의 경우
얇은 고기처럼 생각하고 구우면
겉면과 속면이 다르게 익기 때문에,
어느 한쪽을 기준해 익히다 보면
너무 익어 퍽퍽하거나 혹은
너무 안 익어 거의 생고기 상태를 경험하기 쉽다.
리버스 시어링 (Reverse Searing) 무슨 뜻이지?
'스테이크 굽는 법'하고 유튜브에 검색하면
심심치 않게 마주치는 용어,
'리버스 시어링 (Reverse searing)'
보통은 고기를 팬에 굽는데,
이 방식은 오븐이나 수비드 방식을 사용 후
나중에 팬이나 토치로 겉면을 그을려
마무리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과정의 의미는,
두께가 3cm 이상인 고기는
열이 고기 중심부까지 도달해서
단백질 변성을 일으키는 시간을
순서상 조리 앞단에 위치시켜
'속부터 익히겠다'는 것이다.
고기 속과 겉은 따로일까, 아니 당연히 하나다
집에서 고기를 구우면서 내가 실수한 부분은
고기의 겉과 속이 따로 일거라는
(지금 생각해 보면)
터무니없는 행동이었다.
물론 고기의 겉과 속이 어떻게 따로 일 수 있을까,
다만 내 행동이 사실상 그렇게 생각하고
움직인 것과 같았기 때문에
그동안은 결과가 들쭉날쭉 제멋대로였다.
고기를 익힐 열원이
고기 안쪽에서 직접 가열하지 않는 한
고기 안 쪽을 익히기 위서는 필연적으로 겉면이 함께 익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나는 부드러운 안쪽과
바삭한 겉면의 고기를 원한다.
따라서, 고기 속면과 겉면을 아래와 같이 익혔다.
속면 약한 불로 충분한 시간을 들여 익힘.
겉면 강한 불로 짧은 시간 동안 익힘.
총열량 = 화력 × 가열시간
고기를 익히는 원리를 단순화하여 생각해 본다면,
열원의 세기 (화력)와
(특정 온도에서의) 가열 시간이다.
고기를 익힌다는 건 화학적으로 보면
열을 통한 단백질 변성 반응이고,
그래서 일정 수준 이상의 온도에 도달하는 것과
변성 반응을 지속하는 시간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고기에 가한 총열량이 같더라도,
그 열량을 가한 방식에 따라
최종 결과물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기름을 두른 팬에
강불로 짧은 시간 동안 구워주면
표면은 튀겨지듯 노릇하고 바삭해지지만,
고기 속은 그 열이 전달되기에 시간이 짧아
생고기 상태가 된다.
그렇지만,
약불로 오랫동안 구워주면
고기 겉면과 속면의 차이가 점점 줄어들면서
그 색이 붉은색에서 갈색으로 점점 바뀐다.
이런 방식으로 표면을
바삭해질 때까지 구우면
고기는 퍽퍽해지고 딱딱해져
특유의 풍미나 식감을 완전히 잃어버리게 되는데
그야말로 overcooked 상황이다.
자 이제 실전이다
이론적인 생각은 충분히 정리했다.
이제 실전 적용해 보자.
스테이크에 사용할 부위는
코스트코 부채살 원육으로
연한 식감, 기름기가 적어 담백한 맛,
극강의 가성비를 자랑하는 소고기 부위이다.
손질이 끝난 고기는 용도에 맞게 소분하는데,
나는 모두 스테이크용으로 시용할 생각이다.
이제 소분까지 완료한 소고기 부채살 부위는
두께 3cm 이상, 무게 300g 이상의 미디움 레어 굽기의 스테이크로 구울 생각이다.
조리 방법은 아래와 앞서 언급한 리버스 시어링 방식으로 했는데 상세 내용은 아래와 같다.
- 광파오븐 150도에서 고기 중심부 온도를 60도에 도달할 때까지 가열 (내 경우 40분 정도 가열했지만 이는 오븐 종류에 따라 다르다.)
- 가열이 끝난 오븐 안에서 20분 이상 고기 레스팅 (Resting)
- 팬에 (소) 두태기름을 두르고 충분히 달궈준 상태에서
- 고기 겉면에 짙은 갈색이 나타나면서 표면이 노릇해지는 것만 확인 후 고기를 팬에서 빼준다.
결과물은 사진으로 확인하자.
총평
스테이크를 굽는 조건을 찾아봤다.
다음에도 비슷한 수준의 고기를
구워낼 수 있게 되었다.
스테이크, 늘 그렇듯 근사하고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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