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만든돈코츠라멘, 집에서만든일본라멘」
진한 뼈 육수로 만든 라멘을 집에서도 먹고 싶었다.
아내와 마라탕을 즐겨 먹게 된 이후로
'이거 집에서도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유튜브의 각종 레시피를 검색해서 보게 되었는데,
뼈 육수를 오랜 시간 우려낸 뒤에는
이를 냉장고에서 식혀 농축 수프를 만드는 과정이 있고,
라멘을 조리할 때는 이 농축액을 10 ~ 12배 정도 희석하는
과정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뼈 육수를 우려내는 길고도 지루한 과정은
저 농축액을 구할 수 있다면
건너뛸 수 있는 과정이 될 수 있다는 뜻으로 보였다.
육수를 직접 만들지 않고
농축액 희석만 하면 가정식 요리라고 할 수 없으니,
라멘에 올라가는 토핑을 직접 만들기로 하였다.
돈코츠 라멘에는 보통 파, 목이버섯, 차슈가 올라가는데,
그나마 좀 손이 가는 차슈에 도전했다.
만드는 과정을 보면 사실
갈비찜을 하는 레시피*를 돼지 삼겹살 혹은 목살로 하면
되는 과정으로 보면 좋을 것 같다.
*갈비찜 레시피 (고기를 간장 육수에 넣고 오랜 시간 삶아 내는 요리)는
동양에서는 익숙한 레시피로
중국의 동파육, 일본의 차슈, 한국의 갈비찜 등에서
공통적으로 적용이 가능한 조리 방법이다.
참고한 레시피들에서는 고기를 별도로 숙성하지는 않았고,
고기를 삶을 베이스에 간장, 파, 마늘, 양파 (팔각을 추가해도 됨) 등이
포함되기 때문에 굳이 고기를 숙성할 필요는 없어 보였다.
하지만, 트레이더스에서 산 2kg 돼지 목심 원육의 일부만 차슈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구이용으로 만들어 보관할 거기 때문에
냉장 숙성 과정을 진행했다.
(대부분의 차슈 레시피는 삼겹살로 진행했지만,
기름이 많은 삼겹살 부위를 선호하지 않는
우리 부부의 취향을 고려해
목심 부위를 선택했다.)
총 평
-육수를 직접 만들지 않으면, 손쉽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육수 이외에도 다른 고명을 만드는 과정이 생각보다 험난했다.
하지만, 이 과정을 다 거치고 난 이후의 과정으로만 국한하면,
기성품 라면을 끓이는 정도의 수고만 들이면
매장에서 먹는 돈코츠라멘을 집에서도 즐길 수 있었다.
재료 준비만 잘해두면 아주 짧은 오퍼레이션 동선으로도
질 좋은 음식을 서빙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뼈 육수 농축액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는데,
잡내도 나지 않고 너무 훌륭하다.
'육수 농축액도 직접 만들어봐?'
싶지만, 이건 나중에...... 아주 나중에 도전해보자.
-돈코츠 라멘의 식감을 살리기 위해서는
조직감이 연한 소면보다는 좀 더 탱글하고 쫄깃한 식감의 면이 좋을 것 같았다.
검색해 보니 생/건조 라멘 (면 사리)을 팔고 있었고
다음 번에는 그 면으로 먹어봐야겠다.
<후기>
차슈를 만들고 남은 원육은 냉장고에서 하루 더 숙성 과정을 거친 뒤에
1.5cm 정도 두께로 썰어 구이용 고기로 진공 포장해 두었다.
저온 숙성 목심 구이는 정말 너무 훌륭하다.
굳이 밖에서 고기 사 먹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그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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