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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nTTi_Food

영혼을 갈아 넣은 집들이 -2 (당일 집들이)

by WonTTi 2023.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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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들이음식, 미트볼토마토파스타, 연어숙성회, 부채살스테이크, 리버스시어링, 새우튀김, 새우완자탕」
 

드디어 집들이 당일.
손님들은 점심 식사 시간에 맞춰 1시까지 오시기로 되어 있었지만,
경험상 1시부터 2시 사이에 띄엄띄엄 도착할 걸 예상해서 
식전에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샐러드는 미리 플레이팅해서 두었다.
 
아내는 전체적인 집 청소와 거실에서 손님 접대를,
나는 주방에서 요리를 하는 걸로 서로 역할을 분담했다. 
 
(2인 음식점을 한다면 아내는 홀을, 나는 주방을 담당하는 셈이었다.
고작 5명 손님이지만, 우리 부부에게는 전쟁터가 따로 없었다.)

우리 부부를 포함해 총 7명의 한 끼 식사를 포함한 코스요리를
문제없이,  그 것도 제 때 서빙해야 하기 때문에
미리 정해둔 동선과 순서에 맞춰 준비를 시작했다. 
 
(*준비과정 및 계획은 이전글 참조) 2023.02.28 - [WonTTi 뭐먹지] - 영혼을 갈아 넣은 집들이 -1 (전날 준비)

영혼을 갈아 넣은 집들이 -1 (전날 준비)

「집들이음식, 미트볼토마토파스타, 연어숙성회, 부채살스테이크, 새우튀김, 새우완자탕」 2월 한달 매주 주말 이어져오던 집들이 레이스, 그 마지막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지난 한 주 내내

wontti.tistory.com

 


천리길 같은 집들이 코스메뉴, 한 걸음 한 걸음씩 해보자

 
미리 완성해두고 상에 내기 직전에 데우기만 해도 되거나,
두 번 조리가 필요한 것들,
혹은 미리 만들어뒀다가 꺼내 쓰기만 하면 되는 것들을 
우선 하기 시작했다.
 
-새우 완자탕에 쓸 육수 (멸치 다시마 팩, 다시마 두 장 추가, 쯔유, 게 간장, 가쓰오부시 우려주기)
-스테이크 가니쉬 재료 (아스파라거스, 양송이버섯) 손질
-새우튀김에 올라갈 아몬드 굽고, 소스 만들기 (마요네즈, 꿀, 레몬즙)
-새우 손질해서 튀기기 (1차; 튀김은 식힌 뒤 한 번 더 튀겨주면 맛있다)

튀길 재료는 수분을 꼼꼼하게 제거해줘야 더 고소하게 튀겨진다.
새우 꼬리 부분에 껍질이 있으면 기름 안에서 펑펑 터진다는 내용을 봐서, 껍질을 다 제거했다. 하지만 고소한 새우 맛은 다 껍질에서 나오니 새우를 튀기기 전, 껍질을 먼저 튀긴 뒤 건져내서 기름에 새우 향을 입혀주면 좋다.

 
-토마토 파스타에 넣을 미트볼 튀기기
(원래 계획은 팬에 굽는 거였는데,
바로 앞에 새우튀김을 한 기름이 웍에 계란 반죽물이 볼에 남아 있어
이걸 재활용하기로 했다.)

냉장고에서 하루 숙성한 미트볼 반죽, 내가 집들이에 미트볼까지 직접 만들고 있을 줄이야;;;;
밀가루 1도 포함안된, 순도 100% 미국산 Prime 등급 부채살만으로 만든 미트볼. 맛 없으면 내 손에 장을...지직지직 지지직
1차로 튀긴 뒤 상온에서 식혔고, 손님 상에 내기 전 짧게 한 번 더 튀겨줬다.

 
-미트볼 다 되면 만들어둔 토마토 페이스트에 섞어 살짝 조려준다.

토마토 페이스트 맛이 조금 찌르는 기분이라, 휘핑 크림을 추가해 고소한 맛을 높여줬다.
완성된 파스타 양념

 
-시간이 오래 걸리는 리버스 시어링 방식으로 스테이크를 마무리 할 거라,
약속된 식사 시간을 기준해서 한 시간 반 전에 미리 오븐에 넣어 조리했다.

오븐에서 땀 흘려야 하는 부채살들. 집에서 사용 중인 오븐은 경험상 실제 온도가 설정 온도보다 많이 낮다. 여러 기능을 함께 몰아넣은 보급형 장비는 편리하지만 성능상 한계가 있는 점이 늘 아쉽다.
오븐에서 땀흘리고 나온 고기들. 손님 상에 내기 전 강한 불로 달군 팬에서 표면을 노릇하게 구운 뒤 손님 상에 낼 생각이다.

 

-실제 손님 상에 나가는 순서 상으로는 샐러드 다음으로 빠르지만,
신선하게 내고 싶어서 연어는 거의 마지막으로 준비했다.

하루 동안 냉장 숙성한 연어, 양파 초절임, 무순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 이제 즐기자.


 
무슨 긴 말이 필요할까,
맛있는 음식은 보고, 먹고, 맡으면서 즐기면 된다.

오래 알고 지낸 지인들의 최근 근황부터
옛날 이야기까지 말소리가 끊기지 않고,
기승전결 단계에 맞는 음식이 흥을 돋았다.

 
 

 

집들이 동안에는 정신 없이 바빠서 잘 몰랐는데, 다 하고 보니 뿌듯하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최선을 다하고 나니 소중한 지인들에게 정성을 다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개인적으로 만족스럽다.

 

집들이를 치르기까지 많은 고민과 노력이 들어갔다.
전날부터 과정이 길고 당일에도 많은 품이 들어가 힘들었지만,
고된 만큼 다음 손님 초대는 다른 아이디어가 충분히 쌓일 때쯤 생각해 봐야겠다.
그때까지는 좀 쉬자. 
 
아내와 나에게 "수고했다"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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