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와인, 뱅쇼, 겨울에마시는술」
우리 집엔 마시지 못해 잠들어 있는
와인들이 많은데 추운 겨울,
잠자는 와인을 색다르게 마실 방법이 필요하다.
그대로 마시는 건 많이 해봤으니
한 번에 많은 와인도 처리할 겸,
조금 다르게 마셔보고 싶은 만큼
이번엔 뱅쇼* (vin chaud)에 도전하자.
*뱅쇼 ([프랑스어] vin chaud)
유럽에선 겨울에 감기를 예방할 목적으로 가정에서 와인에 과일과 계피 등을 넣고 끓여 먹었다고 한다.
작년에 출장으로 다녀온 스위스에서 다녀온 크리스마스마켓에서도 이 뱅쇼 냄새가 길거리에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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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결혼 전 와인을 취미로 즐기기 시작할 무렵
지인에게 마음껏 취해보라는 의미로 선물 받은
박스 패키징 와인이 집에 있다.
한 팩당 2.5L, 정말 푸짐한 구성이라
포장을 뜯을 엄두가 나지 않았고,
많아서 왠지 맛도 별로이지 않을까 하는 편견을 가졌었다.
박스 옆에 보니 포도는 Shiraz와 Carbenet Sauvignon
두 품종이 섞여 있는 것 같아 무난한 맛과 향을 기대하고 시음해 봤는데,
'어라 생각보다 너무 괜찮다'.
뱅쇼를 만들 때 기본 바탕인 와인이 수준 이하라면,
맛있는 뱅쇼가 나올 수 없는 게 당연하다.
뜻하지 않게 맛있는 와인을 개봉해 버린 나는
맛있는 뱅쇼가 나올 것 같다는 희망에 자신감이 올라갔다.
뱅쇼는 추운 겨울철 엄마 손맛으로 끓여내는 음료라서,
집집마다 다른 레시피가 있을 것 같지만,
가장 무난하게는 레몬, 자몽, 사과, 계피, 팔각 정도를 넣는 것 같다.
열심히 씻은 과일은 편으로 썰고,
단면 사이사이에 씨앗은 포크로 제거해 줬다.
(오래 끓이다 보면 씨앗에서 쓴맛이 우러나온다고 하니 참고하자.)
손질이 끝난 과일들을
이제 와인 속으로 넣어주고,
깨끗하게 씻어둔 계피와 팔각을 함께 넣고
부글부글 끓여주면 된다.
Tip. 와인과 과일을 끓이는 혹은 조리는 과정부터는 개인의 기호에 따라 조절이 필요하다.
오래 끓이고 조릴수록 알코올 증발이 많이 되기 때문에
마시면서 다소 취하고 싶다면, 전체 조리 시간이 짧을수록 좋다.
(나는 처음이라 감을 못 잡아서 40분 정도 조렸는데,
250mL 정도 되는 컵으로 한 컵 마시면 얼굴이 살짝 붉어지는 정도로 약한 술이 되어 조금 아쉬웠다.
아내는 그래서 더 좋다고 하는데, 개인 취향이라 정답은 없다.)
그리고, 과일을 많이 넣었다곤 해도 뱅쇼 전체가 달콤해지지는 않았는데
부족한 단맛은 설탕으로 보충해 주면 전체적인 맛의 조화가 이뤄지면서 뱅쇼의 맛이 한 단계 상승한다.
이제 거의 완성이다.
불 세기를 중 약불 정도로 조절한 뒤는
조금씩 맛을 보면서 설탕으로 간을 조절했는데,
평소에도 단맛이 강한 와인은 좋아하지 않아서
과일과 와인 맛이 서로 조화를 이룰 정도의 당분만 추가하였다.
이제 다 끓인 와인은 식혀서
유리병에 액체 부부만 체로 잘 걸러서 담는다.
(부유물은 과일이라 먹어도 되지만,
둥둥 떠다니면 뭔가 깔끔한 느낌을 주지 않는다.
과일을 걸러내도 맛에 차이는 없으니 걸러 담는 편을 더 추천한다.)
술은 약하지만 와인이 궁금하거나,
매번 마시는 와인이 지겹다면,
추운 겨울철에 만들기도 쉬운
뱅쇼에 도전하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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